들어가며
부산식 떡볶이를 맛보기 전까지는 국물 떡볶이를 가장 좋아했다.
어쩌다 친구 고향인 부산에 여행을 갔고, 시장에서 부산식떡볶이와 물떡을 처음 먹었는데 와, 떡볶이가 이렇게 진득하고 맵싹한 양념으로 나오니 진짜 끝도없이 들어가더라. 떡볶이집 이름은 기억이 잘안나는데 아무튼 유명한 곳이었고 양념까지 기성제품처럼 따로 포장하여 팔고 있었음. 그때도 먹으면서 아 저거 사갈까말까, 고민했었는데 사가지 않은 걸 후회했다고 한다. 그게 한 3년 전인가 그렇다.
이후로 떡볶이를 먹고 싶을 때 다시 한번 그 부산식 떡볶이 맛을 보고싶다고 늘상 생각하다가, 어쩌다 신촌에서 시간때우다가 갑자기 부산식떡볶이 판매 분식집을 검색해 가게 된 곳이 망원동 이가네 떡볶이였다.
그리고 결국 경기도민이지만서도 이 맛을 보러 계절마다 망원동을 찍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해서, 가을을 맞아 또다시 이가네 떡볶이를 방문했다. 😆
그동안은 항상 혼자왔었는데, 이번에는 연구실 후배와 함께 왔다. 그녀에게 꼭 부산식 떡볶이를 맛보여줘야겠어 라고 투지를 가진지 아마 3개월만인 것 같다.
완벽한 조합: 떡볶이, 오뎅, 고구마튀김, 만두튀김
이가네떡볶이는 망원역 6번 출구에서 상당히 가깝다. 솔직히 2분 컷도 가능할듯.
다만 가게가 길거리 가에 좀 더 움푹 들어가있어서 지금도 종종 한번에 찾지 못하곤 한다...?
가격은 떡볶이 6,500원 / 튀김 개당 1,500원 / 오뎅 개당 1,000원
처음 먹어봤을 때는 분명히 5,000원 안쪽이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물가상승률을 또 체감한다...?
하, 이 무채로 낸 깊고 진득한 국물 맛이 또 생각나네
다른 떡볶이는 몰라도 이 무채 베이스의 부산식떡볶이는 분기마다 충전해주지 않으면 큰일날 것 같다.
어렸을 때는 떡볶이에 탄산음료를 꼭 곁들여 먹은 것 같은데, 요새는 정말 오뎅 국물이면 충분하다
오히려 탄산음료랑 함께 먹었을 때 떡볶이 맛을 해치는 느낌이다.
만두튀김은 이번에 처음 시켜봤는데 떡볶이 양념과 정말 잘어울렸다. 만두는 후배 픽이었는데 앞으로 또 갈 때 만두 튀김 고정될 듯.
너무너무 맛있다.
사실 후배는 교정기를 끼고 있기도 하고 입이 좀 짧은 편이라 다 먹지 못하길래 내 입에다 바로 처리했음
솔직히 2인분도 가능할 것 같다.
양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배부른지 모르고 그냥 계속 쓸어담기 좋은 미친맛
참고로 젓가락은 요렇게 얇은 일회용 나무 젓가락임
크 맛있겠다
나가며
난 망원사람이 아니지만 망원이 좋다.
그냥 유독 망원 부근에서 쌓은 추억들이 좋아서인가?
소소하게 떡볶이 오뎅 한그릇 먹고 집에 간 기억, 망원시장에서 친구와 맛보고 싶은 메뉴들을 늘어놓고 고민거리를 나눈 기억, 햇빛을 쬐며 합정까지 천천히 걸어간 기억.
그리고 이 날은 또 귀여운 미피하우스를 발견하고, 핀터레스트 st사진들을 길가다 멈춰서 찰칵찰칵 찍고, 한산한 한강공원을 걷다 그냥 대충 앉아서 노래를 흥얼거리던 행복한 기억들로도 가득찼다. 🥹🥹🥹
또 망원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