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2024년, 취준생으로서 친구들 및 선배들에게 조언을 많이 구했었다. 포트폴리오나 이력서, 유망한 지원 분야 등 다양한 조언을 들었는데 그 중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꼭!!! 해야 할, 취준 시기 아니면 평생 엄두 못낼 수도 있다며 권고X100 받은 것은 바로 혼자 훌쩍 떠나는 장거리 해외 여행이었다.
다만 나는 한 번도 혼자 1박 이상 해본 적이 없고, 이제까지 여행에 큰 욕심이 없었다라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던 것 같다. 어린시절부터 부모님께 이끌려 이곳 저곳 국내외 여행을할 당시 나는 뭔가 '끌려간다'라는 느낌이 강했다. 지금은 매우 감사한 일들이지만, 초등학교 4학년 때 유럽4국 패키지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때 너무 힘들었었다. 특히 이탈리아 피렌체였나? 화장실 급한데 우리나라처럼 공용화장실이 많이 있는 것도 아니고 패키지 일정때문에 바삐 움직이느라 죽어라 참다가 울었던 게 이렇게 성인이 되어서도 전혀 잊혀지질 않는게 웃김.
아무튼 그래서 아, 이 때 밖에 누릴 수 없는 경험이라니 가고는 싶은데 어딜 가야 하지? 라고 고민하던 찰나 문득 중고등학생시절 오스만제국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나니아연대기를 읽으며 터키쉬 딜라이트를 먹어보고 싶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렇게 튀르키예 한번 갈까? 라고 친구에게 말하며 간보고 있다가 그걸 까먹고 있을 무렵, 그녀가 튀르키예 항공권을 이미 예매해버렸다는 걸 여행 D-100 쯤에 알게 되었다.
거기에 뭔가 급발진해버린 나는 엉겁결에 그녀 일정보다 좀 더 길게, 혼자 여행할 수 있는 날짜를 확보한 11박의 일정으로 항공권을 예매해버린 것에서 튀르키예-스위스 여행은 시작되었다...
전체 일정 및 루트
나는 우선적으로 친구와 함께 동행하는 튀르키예 일정을 먼저 계획한 후 혼여(나혼자 여행) 일정을 짜기로 했다. 이 때 당시 튀르키예에 인접한 국가로 혼여를 가고 싶기는 한데, 딱히 끌리는 나라가 없었다. 뭔가 '튀르키예에서 만족할 수 있는 유사한 경험들은 하고 싶지 않고, 여자 혼자 가도 위험하지 않고, 영어로 소통이 대부분 가능하고, 비행시간이 3시간 이상이 아닌 국가' 라는 조건을 먼저 설정하고 추후 알아보자, 라는 마음가짐이었다.
그런데 튀르키예 일정을 어느정도 픽스하기까지 한달정도 걸린 것 같다. 튀르키예 면적은 한반도의 약 3.5배에 달하는 엄청난 크기이고, 여행지로 꼽히는 도시가 너무 많아서 친구와 함께 '하고 싶은 것과 하지 않아도 미련이 안남을 것들'을 순차적으로 소거해나가는 과정이 시간이 많이 걸렸다.
둘이서 함께한 튀르키예 일정 및 경비
여하간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튀르키예의 세 도시를 방문하기로 한다.
이스탄불 (1박)
카파도키아 (2박)
안탈리아 (3박)
이 때 어림짐작해서 인당 250 정도로 예산을 잡았는데,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정산해보니 실제로는 나는 약 3백 8만원, 친구는 약 2백 25만 정도를 지출했다. 3백 8만원을 소비한(...) 대략적 항목은 다음과 같다.
- 교통 1,538,371
- 숙소 454,081
- 투어 520,364
- 공금 234,982
- 개인경비 (기념품 포함) 334,348
일단 항공권 자체를 나는 늦게 산 편이라서 약 백 1만원 정도에 구입한 친구와 달리 백 30만원을 지출했다. 그리고 공항을 착각해서 벌어진 미친 악몽으로 인한 멍청비용은 10만원 정도였고... 시장에서 대부분의 기념품을 산 친구와 달리 면세에서 기념품을 구입한 결과 친구보다 한 40퍼센트 정도는 더 비싸게 사지 않았나 싶다. ^^ 종합해서, 나같이 멍청비용에 대한 비싼 값을 치르지 않는다면 9~10월달 튀르키예 여행 경비로 250이면 충분할 것 같다.
스위스 혼여 (나혼자 여행) 일정 및 경비
스위스에는 3박 4일을 있었다. 일정은 출발하기 한 3주전에 픽스한 것 같다. 사실 잡아놓은 기간이 그때 진행중이었던 회사 채용과정과 겹쳐서 만약 전형에서 떨어진다면 여행에 무리가 없고, 전형에서 붙는다면 전격 취소해야 하는 판이었다. 오들오들 떨며 기다리던 중 전형에 떨어진 걸 확인하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스위스 일정을 짰다.
채용과정에 붙을 수도 있으니 스위스패스는 나중에 사도 늦지 않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떨어지고 여행일자에 밭게 계획하려다보니 본래 노리고 있었던 슈퍼세이버티켓은 아예없고 세이버데이티켓 값도 그렇게 싸지 않았다...
여하간 엄청나게 고민을...그러니까 일주일동안 머리를 싸맨 결과 인터라켄 동역-서역에 숙소 거점을 잡고, 체르마트 1일, 나머지 2일은 당일 날씨 상황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는 이렇게 꼭 가고싶은 관광지만 한 군데 선정하고 날씨에 따라 유동적으로 정한 건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 왜냐하면 내가 갔던 기간 내내 날씨가 정말 시종일관 구름끼고, 흐리고 가랑비오고 그랬기 때문이다. (구름이 걷힌 파란하늘을 본 순간이 손에 꼽음)
스위스에서 지낸 혼여 일정은 아래와 같다
- 1일차: 한인민박 숙소에 짐풀고 인터라켄 서역 구경
- 2일차: 인터라켄 동역 유스호스텔 숙소에 짐맡기고 체르마트로 출발, 수네가 코스 절반 하이킹
- 3일차: 뮈렌 관광, 그린델발트(기억이 맞다면) 방향으로 하이킹, 툰 호수 하이킹
- 4일차: 취리히 공항, 스위스 출국 이스탄불 입국
이틀 내내 하이킹을 해서 그런지 이 때 살이 쏙빠지고 상당히 피곤했던 기억이 난다. 인천공항 편의점에서 급하게 휴족시간 비싸게 샀었는데 스위스 여행에서 거의 다썼다. 비싸게라도 휴족시간 산건 아주아주 좋은 판단이었다.
경비의 경우 최대한 돈을 아끼자라는 생각으로 120만원을 예산으로 잡았는데 어쩌다보니 총 1,529,806 원을 소비했다. 사실 이정도 비용도 싸게 논듯...? 하지만 이것도 멍청비용 때문에 스위스패스 가격을 애매하게 비싸게 사버려서 그런 것 같다.
- 교통 1,058,308 (항공권은 577,459)
- 숙소 289,489
- 식사 102,427 (다시봐도 놀라운 금액. 너무 싸게 먹어서)
- 기념품 40,000원 정도 지출한 것 같다. (마그넷2개 + 초콜렛 바1개)
여담으로 식사 비용의 경우 마지막날 미친듯이 한식이 먹고싶어 늦은밤에 걸어나가 순두부찌개를 사먹지 않았더라면 5만원도 가능했다. ㅋㅋㅋㅋㅋㅋ
나가며
우당탕탕 좌충우돌한 에피소드가 적지않았던 이번여행!!! 튀르키예와 스위스 둘 다 나중에 한번 더 가고 싶은 여행지였다. 다만 여행하면서 아쉬웠던 점들이 적지 않아 있어, 튀르키예와 스위스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께 꼭 알려주고 싶은 꿀팁과 조심해야 하는 점들을 공유드리고 싶다. 추후 개별 포스팅을 통해 공유해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