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서울 어느 지역이든 편도 약 1시간-1시간 30분을 감내하는 경기도민은, 특히 잠실을 기피하는 편이다 ^^ 몇 번의 약속으로 잠실 부근에서 논 적 있지만 맛집데이터는 희박한 편. 더군다나 퍼스널 스페이스 존중을 매우 중요시하는 내게 복잡하고 사람 많은 실내는 웬만하면 벗어나고 싶은 곳...
그렇지만 이 날은 꽤 괜찮고 즐거운 날이었지.
경기도민+사람간거리를 중요시하는 나 같은 사람도 즐길 수 있는 코엑스 부근 나들이 코스를 공유하고자 한다 🤯
팀호완에서의 저녁
2024 서울디자인페스티벌&디자인코리아를 약 4시간가량 관람하며 굶주린 우리는 저녁이 절실했다
실내에서 돌고 돈 탓에 코엑스 내에서 먹고싶진 않았고, 또 멀리 가기는 싫고, 해산물은 내가 안 먹고, 동기는 짜장만 아니면 된다.
엄청난 필터링 속에서 찾아낸 맛집은 딤섬이 주력 메뉴인 팀호완이었다
오, 생각보다 가까운데? 라고 해도 전시장에서 나갈 때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3층 C홀에서 그냥 5분컷함.
오후 브레이크 타임 후 오픈시간은 17시 30분이었는데, 우리는 대략 45분쯤 간 것 같다. 그런데도 홀은 대부분 차 있었다.
가게는 상당히 컸고 뭔가 회식+가족외식하러 오기 딱인 규모? 주차장도 공간 꽤 있었던 걸로 기억.
무엇보다 서울 한복판에 있음에도 가격이 메리트 있었다. 사실 그렇게 기대 안 했는데 맛도 뛰어났음 😸
굶주린 우리는 와 가격도 싸네 하며 딤섬 4세트, 우육면, 바베큐차슈덮밥을 시켜 탄단지를 완벽하게 맞추었다 ^^ 심지어 밥+면+딤섬으로 탄수화물 종류까지 다양함.
그리고 반주용으로 칭따오 한 병까지 😻
바베큐 차슈덮밥은 간장을 베이스로 했는데 굉장히 달달한 맛이었음. 밥을 다 먹고 나서 조금 아쉬웠던 점은 차슈덮밥이 이렇게 달달할 줄 몰랐어서 매운 거 시킬걸, 이라고 혼자서만 생각함 ㅋ ㅋ
우육면도 달달+구수한 맛이었음. 매콤한 맛 기대하면 안 돼요
그다지 내 취향은 아니었는데 시장인 반찬이라서일까 안 남기고 우린 싹싹 다 먹음.
나는 딤섬 종류 중에 하가우를 제일 사랑한다.
아니나 다를까 하가우 나오자마자 한점 내입으로 직행
역시나 동기언니도 마찬가지
사진담당이었던 동기는 어느새 덩그러니 하나 남은 하가우를 찍었다.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ㅋ ㅋ
소룡포는 그냥 예상가능한 그 맛~~ 보편적으로 맛있는 맛.
하가우 정말 맛있었다. 샤오마이, 소룡포, 하가우 세 접시 먹고 하나 더 시키려는 와중에 하가우 의견이 우세했으나 트러플소룡포라는 검은 딤섬이 있어서 호기심에 후자를 먹기로 함. 다시 돌아간다면 그냥 하가우랑 트러플소룡포 둘 다 시켰다 ^^
트러플 소룡포 신기해... 난 트러플 첨가 메뉴 안 좋아하는데 왜냐면 약간 싸구려 향이 끝맛에 감도는 게 싫기 때문이다.
근데 이 메뉴 그런 싸구려 향은 안 났음. 그냥 부드러운 트러플향이 감도는 게 아, 좋은 시도였다라고 생각. 만족만족
여기까지 음식을 먹으면서 우리는 종업원들이 부지런히 들고 다니는 어떤 귀여운 부드러운 연갈색의 찐빵스러운 음식에 호기심을 가졌다...
사실 저때까지 시킨 메뉴양도 상당한지라 배부른 상태였지만 모든 사람들이 먹고 있는... 메뉴이길래 호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좀 뜨거워서 찢어먹거나 한입 먹고 식혀서 먹었는데
근데 진짜 이런 음식은 처음 먹어봤다.
겉은 완벽하게 소보루인데 안은 찐빵이야. 동기는 짜장맛이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간장베이스의 그... 직전에 먹은 바베큐 차슈덮밥의 차슈에 절여진 소스맛이 났음. 짜장에 가까운 간장차슈맛이었음
와 신기하다 신기하다 연발하며 맛있게 잘 먹었다. 만약 다시 간다면 이거로 역시나 끝을 마무리할 것 같음 ㅋ ㅋ
봉은사 산책
엄청나게 배가 불렀던 우리는, 2차로 갈 카페를 10분정도 걷는 거리에 위치한 곳으로 가고자 했다
마침 우리 다 봉은사를 한 번도 가본 적 없고, 봉은사에는 연회다원이라는 카페가 있다고 했음.
다만 조금 길을 헤매서 도착한 연회다원은 우리 생각과는 좀 달라서 이내 나오고 다른 카페를 찾기로 했다.
그러면서 산책한 봉은사는, 여기저기 환하게 조명이 켜진 도심 속 사찰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좀 신기해, 누각 뒤로 최신식 고층빌딩이 보이는 뷰가 ㅋ ㅋ
포스톤즈에서 수다 떨기
밤이어서, 디카페인 커피가 있는 적당한 카페를 찾다가 포스톤즈로 향했다. 포스톤즈는 삼성역 7,8번 출구에 매우 가까이 위치해 있어서 먹고 시간 되면 거의 3분 컷 내로 지하철을 탈 수 있는 곳이었다.
경기도민들은 최소 1번 이상 환승해야 하기 때문에 지하철역 부근에서 만난다면 연착 걱정에서 안심할 수 있다고 ^^
카페는 개조한 2층 주택이었고 상당히 컸음.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 테라스도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지구멸망이 다가오는 것처럼 날씨가 11월 중순에도 선선했던 터라 실내보다 실외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손님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우리도 테라스에 앉자!!!
그리고 앉았는데 엉덩이가 매우 시렸던 나는 '엉시려워...'라고 내뱉었고 두 사람 모두 공감함. 그래서 부드러운 방석이 있는 따뜻한 내부에서 음료를 마시며 우아한 시간을 가졌다 ^ _____ ^
그리고 인천러인 동기의 1시간이 넘는 배차 간격의 버스를 태워주기 위해 적정시간에 칼같이 일어난 우리
솔직히 1시 반부터 8시 30분까지 약 7시간을 같이 있었지만
그래도 모자라!!!! 여자들과 만날 때 시간은 항상 모자라. 내게 시간을 더 달라.
나가며
서울이 너무 멀다고 자주 불평하곤 하지만 사실 나는 우리 지역 보다 서울 나들이를 더 즐기는 편이다...
솔직히 도보 2-30분 내로 인근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고, 전시 박람회도 자주 열리고, 영화 또한 보고 싶은 작품은 서울에서 볼 수 있는 경우가 더 많은걸...
여하간 이 날을 꽤 괜찮았음을 넘어 사랑스러운 하루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