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공식으로 응시한 첫 mbti 테스트. 그때는 infp가 나왔더랬다. 그리고 같은 유형이 나온 친구들을 함께 앉게 했는데 Infp그룹은 약 40명가량 반에 단 두 명만 있었고... 당시 필요한말 이외 하지 않는 두 명이 모여 뻘뻘뻘 어색한 분위기에 개 웃겼음.
성인이 되고 나서 본 mbti 테스트는 대학교에서 했어. 이것도 무슨 일자리센터 상담 중 필요했던 적성검사 중 하나로 시켰던 것인데 intp가 나왔고 이때를 기점으로 항상 온라인 엠벼테스트를 하기만 하면 intp만 나오기 시작한다.
특히 첫 직장, 대학원 입학 등 나름 큰 환경변화를 두 번이나 맞이할 때도
"이쯤이면 바뀐 것 같아"라고 느낄 때도
온라인 엠벼를 하면 그냥 intp-a가 나옴.
절대, intp가 되고 싶어서 그럴듯한 문항만 찍은 적은 없다. 물론 가끔씩 'intp 이 정도면 꽤 괜찮을지도?'라고 생각한 적은 있어도...
솔직히 다른 엠벼의 특성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해본 것 같다.
어쨌든 10년을 intp-a로 산 인간으로서 내가 생각해 본 주변 엠벼 유형들을 뇌피셜로 분석해 보았다..😅 그냥 재미있으니까.
아무리 뇌피셜일지언정 최소한의 양심이 있기 때문에 알고 지낸 유형의 인간 수가 총 5명 이하였던 경우는 언급하지 않았다.
ENTP
내 주변엔 ENTP가 정말 정말 많다. ENTP와는 친해지기 정말 쉬운 것 같다. 대부분 호감형의 성격과 외모이며(미모를 떠나) 말빨도 좋고 어딜 가나 사람들의 환심을 사는 편인 것 같다. 이성적으로도 쉽게 매력발산을 하는 편인 것 같다. 그리고 뭔가 미감이 평균이하인 ENTP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신기하다...? 사진이든, 그림이든, 책이든, 영화든 어쩌고 적어도 한 필드에서는 뛰어난 미감을 소유하고 있는 것 같다
이들은 웬만한 인터넷 밈들을 다 알고 있다. INTP도 인터넷 많이 하는 편인데 (일반적인 걸 파진 않지만) 처음 듣는 은어를 말하고 있는 경우가 가끔씩 있다
내 경우 (나는 사이코패스/소시오패스가 아니다) 살짝 도덕적으로 문제 있는 유머와 드립에 자지러지는 편인데 ENTP가 무심하게 그런 유머를 잘 구사한다. 진짜 그럼. 주위 사람들은 웅성웅성...
화나는 포인트가 INTP랑 잘 겹치는 것 같고, 쉴 새 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 내가 개소리를 시전해도 그걸 진지하게 고려하고 토론하고 싶어 하는데ㅡINTP에 대한 이런 태도는 모든 mbti 중에 유일한 것 같음. 이들은 완고하게 자기 시선에서의 이야기를 많이 한다라고 느낌(돌려 말한 것임)
ENFP
대학원 사회에서 급격하게 친해지게 된 유형. 세어보니 엔팁만큼 많네... ENFP 역시 친해지기 쉽다. 사소한(하지만 진심이 담긴) 칭찬은 ENFP를 광적으로 춤추게 한다. ㅡ나는 진짜 진심으로 느끼는 것만 상대방에게 말할 수 있는데 ENFP들은 항상 귀엽기 때문에 귀엽다 귀엽다 잘 말하는 편이다. 그럼 ENFP만의 발랄함으로 감겨오는 듯
ENFP와 단둘이 만나면 괜찮은데 뭔가 몇 명 더 붙어 만나면 ENFP들의 활기가 샘솟아서 간혹 리액션 고장 날 때 있음.
ENFP들이 항상 발랄하고 밝은 것만은 아니고 간혹 진지하게 자기 이야기를 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정말 진심으로 측은해 보이고 상당히 귀엽다...
이들과 대화하다 보면 갑자기 대화 주제가 다른 이야기로 튀어버리는 일이 잦음
ISFJ & ISFP
나는 이 둘을 '착한 엠비티아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정말 편한 유형이다. 편하다는 것은 아무렇게 막 하기 편하다는 뜻이 아니고, 먼저 다가갔을 때 어떤 사회적 상황이든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걸 잘 못해서 이들의 부드러움과 온화함이 부럽다. 때문에 사회생활을 잘하는 유형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내가 가끔 사회화가 부족함이 드러나는 언행을 할 때 굉장히 자연스럽게 잘 받아쳐주어서 이들 앞에선 나의 솔직한 모습이 드러날 때가 많은 듯.
사람이 무난한데, 어떠한 상황에서도 곧잘 어울리고 분위기파악을 잘하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현실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고, 편해지면 가감 없이 냉철한 비판적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게 또 놀라운 포인트였다.
근데 이들이 먼저 연락하는 경우는 진짜 없는 듯. 이 점은 INFP랑 비슷
INFP
INFP 귀여워. 친해지고 싶으나 INFP들과는 친해지기 어렵다. E인간들은 자기들이 infp를 간택한 줄 알지만 아니, 사실 Infp가 너네를 간택한 걸 거야....
주변 INFP들 중 가장 오래 알고 교류가 많았던 사이인 INFP에게도 선톡을 받는 일이란 매우 희귀하다. 아마 생일날 축하메시지와 선물정도? 하지만 난 Infp에게 먼저 연락하고 만나는 구애를 하는 것에 거리낌 없지. (동성한테만요)
친해지면 웃긴 드립도 잘 치고, 마치 대화 코드가 잘 맞는 것 같은 즐거운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따뜻한 화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별 미친 드립과 썰을 풀어도 너 짱!! 난 네 편!!! 이렇게 따뜻한 마음씨로 잘 감싸주지만 그럴 수 있는 경계를 넘어가기는 험난하다고 느낌.
진짜 엄마같이 잘 품어주고 챙겨주고... 엄마에 빗대는 거 나도 싫기는 한데 다른 존재가 생각이 안 나...
T유형과 일단 친해지면 T유형식의 무슨 말을 해도 잘 용인해 준다고 느낌.
자신의 생각을 직설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듣는 사람이 기분 나쁠 포인트들을 싹 빼서 온건한 태도로 토론을 이어감.
찐 infp의 실제 말투는 핑크빛 꽃이 둥둥 떠다니는 느낌?
건강/불건강 유형의 편차가 극심하다고 느낀 유형이다. 왜냐면 살면서 친해지는 데에 어려움을 느낀 대상들이 INFP인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INTP
내가 INTP인걸 눈짓 몇 번으로 알아채지 말아 줘.... (물론 나도 그 사람이 INTP인걸 눈치 깜)
ESTJ
나 ESTJ유형 다 굉장히 좋아해. 이 사람들 틀린 말 하는 거 못 봤어. 내가 기분 나빠도 음, 논리적으로 그럴 수 있지라고 수긍하게 됨
ESTJ랑 있으면 정말 편해. 그냥 대화할 때나 어떤 사회적 모임에서나 부담스럽게 다가오지 않고 나의 말도 잘 들어준다.
왜 자꾸 이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는데 ESTJ도 가끔 내가 사회성 떨어지는 언행을 해도 크게 괘념치 않고 나를 귀여워해준다 (이건 그냥 내가 친구와 사이가 좋은걸 지도😆)
하, ESTJ 여성들 너무 화끈해. 나의 롤모델이야.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MBTI궁합표에 보면 ESTJ와 INTP가 최상의 궁합이라고 쓰여있다. 살짝 공감이 간다. 이들과 있으면 다른 유형보다 답답함을 느끼는 모먼트가 적다. 사회성 좋고 친구도 많고! 대외활동도 많은 유형인데 상대가 감정적으로 기대려 하거나 징징대고 있으면 속으로 '그게 왜 힘들지?'. '그냥 하면 되지 왜 징징거리고 힘들다 하지?'와 같이 생각하는 경우가 대다수라서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모먼트를 잡아내주면 되게 좋아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추진력이 엄청나다. '뭐 A를 한번 해볼까? 괜찮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들면 나는 생각만 오랜 기간하고 실행에 옮기는 건 그 생각이 마무리되고 난 다음에 하는데 ESTJ는 그냥 고민 오래 안 하고 벌써 알아보고 있음ㅋㅋㅋ 존경한다 엣티제들아.
갓생을 살고 있다는 놀라운 공통점이 있다.
나가며
충분한 시간이 흘러 다른 엠벼 인간들의 적정 데이터를 수집할 경우... infj, esfj, enfj, istp, intj를 탐구해보고 싶다🧐